망시토리(Mangshitori)



이미지 개인전


2025. 11. 27 - 12. 07



장소 | 온수공간 
관람시간 | 12 - 8PM, 휴관없음
기획협력 | 김태희
후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 전시장 상주(작가) 매일 오후 6시-8시
* 관람료는 무료이며 별도의 예약없이 방문 가능합니다.
* 주차는 인근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시명 ‘망시토리(Mangshitori)’**는 영단어 ‘Monster’를 일본어 발음으로 옮긴 뒤 한국어에 자리 잡은 단어로 책 『전쟁 같은 맛』(2021)에서 인용하였다. 망시토리는 일반적인 사회 규범과 질서에 속하기 어려웠던 군 ‘위안부’를 상징함과 동시에, 이 상징성을 전복하려는 의지를 내포한다. 작가는 당시 망시토리로 불리며 가족, 고향, 고국에 돌아갈 수 없어 이주의 삶을 택했던 그녀들을 호명하고, 이들을 어떻게 환대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

2020년부터 일본군•미군 ‘위안부’를 추적해 왔던 작가는 군 ‘위안부’ 여성들이 내린 선택과 삶의 양상이 시대를 달리하며 비슷하게 반복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그 비극 속에서도 그녀들은 주체적이었고, 당당했으며, 강인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여성 5인의 이름을 포함해 신원을 알 수 있는 정보 대부분을 삭제하였다. 작가가 마련한 익명성은 해당 여성을 특정한 역사적 존재로 규정하기보다 지극히 평범한 개인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관객은 전시를 통해 익명의 이름이 곧 내가 될 수도, 주변의 누군가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미국 사회학 •인류학자 그레이스 M. 조는 미국인 부친과 기지촌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저서 『전쟁 같은 맛』(2021)에서 등장하는 망시토리는 “엄마가 처음 배운 언어인 일본어, 두 번째 배운 한국어, 세 번째 배운 영어가 뒤섞인 당신만의 독특한 말”(p.111)로 딸을 부르는 애칭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밀도 높은 리서치 트립을 진행한 뒤, 사진을 중심으로 한 다매체적 창작 방법론을 전개한다. 작가는 해외 주둔 미군기지 규모 1, 2, 3위를 차지하는 독일, 일본, 한국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하며 군 ‘위안부’의 역사를 추적해 왔다. 작가는 리서치 과정에서 기록과 기록 사이에 존재하는 공백을 마주한다. 이 공백은 당시 당사자들에게 가해진 낙인과 차별로 인해 오늘날 우리가 알 수 없게 된 부분들이기도 하다. 작가는 어떤 사실이 망각되고 있는지, 누가 침묵하고 있는지, 왜 그녀들의 이야기가 음소거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질문한다.

전시 대표 출품작으로는 <입의 윤곽>, <Texas Everywhere> 등 그간 작가가 충실히 쌓아 온 사진 시리즈가 있다. 사진 작업은 ‘위안부’ 여성들의 삶에서 반복되는 구조를 암시하도록 배치되며, 이와 함께 작가가 여성들의 일상을 상상하며 쓴 글을 병치하였다. 또 ‘위안부’ 여성들과 작가 사이의 시공간적 거리를, 사운드 작업 <헤아릴 수 없는 간극을 상상하며 따라 걷기>를 통해 가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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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섬을 돌아다녔을 OO에 대해서 상상했다. 
저 길가에 서 있는 OO, 
저 버스 창가에 앉아 있는 OO, 
항상 가는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있는 OO,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는 OO, 
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OO, 
가게 뒤 주방을 정리하고 있는 OO, 
느닷없이 옆 사람에게 말을 거는 OO, 
커튼이 쳐진 방 안에 홀로 앉아 있는 OO, 
키가 훌쩍 큰 사탕수수 사이에 서 있는 OO, 
푸른 바다를 가만히 바라보는 OO, 
작은 바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거리에서 입을 굳게 닫은 채 카메라를 든 나를 응시하는 OO, 
문을 걸어 잠근 OO, 
나를 향해 다가오는 OO, 
(...중략...) 그리고 그것들은 OO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혼잣말들이 되어 아직도 이 섬을 떠돌아다니고 있지는 않을까, 떠다니는 OO의 남겨진 말들에 그래서 나는 이 섬 어딘가에서 아직도 OO가 살아있을 것만 같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1. 작가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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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언제쯤, 또 어디로 도착하는 것일까. 일 하지 않아도 돈 벌 수 있다는 일은 무엇일까. 가만히 누워서, 나무에서 떨어지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또 뭘까. 배고프다. 편안해질 수 있을까? 길이 멀다. 천국처럼 들리는 그곳에 금방 도착할 줄 알았는데, 벌써 반년이 넘었다. 따뜻하다는 그곳은 겨울도 여름일까? 배에서 내려 OO여관에서 지낸 지도 몇 개월째인지. 몇몇 여자들은 일을 하러 가는 거 같던데. 가는 동안 밥을 끼니마다 먹을 수 있어 좋다. 나는 빨리 도착하고 싶다.

2. 작가가 여성의 삶을 상상하며 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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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b.1990)는 사진을 기반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성, 사회, 그리고 기록의 방식을 탐구한다. 여성의 생애주기 속에서 경험하는 소속, 욕망, 노동, 해방의 순간들을 미시적 시각으로 조명하며, 개인적 경험과 집단적 역사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해 작업의 서사를 확장한다. 그의 프로젝트는 기록의 공백과 기억의 틈에서 여성의 삶에 영향을 미친 구조적 억압을 질문하고, 가부장적 사회 구조와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충돌할 때 드러나는 배제의 논리를 열린 서사로 풀어낸다.

3부작 프로젝트 입(2023~현재 진행중)에서는 군 위안부로 기억되는 여성에 대한 문헌자료와 기지촌으로 알려진 장소의 역사를 조사하고 있다. 귀환하지 못한 일본군  위안부, 전쟁 신부가 되어 이주한 미군 기지촌 여성, 남겨진 기지촌에서 살아가는 이주여성 노동자의 오늘을 관통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다른 시공간을 살아가는 작가의 일상과 연결되는 지점에 대해 고민한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기록 속 여성들의 삶과 노동에 관련된 장소를 찾거나, 만난 적 없는 여성의 일상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사진을 찍는다. 또 그녀가 되어 글을 쓰기도 한다. 생존을 고민해야만 하는 삶에서 피어나는 행위자 성에 관심을 가지며, 여성의 행위자 성이 어떻게 사회적 망각과 침묵의 구조에서 발견되는지 질문한다.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아시아계 이주 여성으로서 경계에 선 삶의 감각을 창작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이미지 (Miji Ih)

1990 서울 출생, 서울과 베를린에서 활동 중

INFO@MIJIIH.COM
HTTPS://WWW.MIJIIH.COM

2021 베를린 예술대학교 순수예술과 졸업

      Universität der Künste Berlin Bildende Kunst, Meisterschülerin 졸업

2013 계원예술대학교 사진예술과 사진, 뉴 다큐멘트 전공, 전문학사 졸업

 

개인전

2025 망시토리, 온수공간, 서울한국

2024 (Münder), 갤러리 임 템펠호프 뮤지움 (Galerie im Tempelhof Museum), 베를린, 독일

 

단체전

2025 유바이 (youbuy), 중간지점 1, 서울, 한국

2025 나무를 위한 (The Forest for the Trees), 에이에프에프 갤러리 (AFF Galerie), 베를린, 독일

2024 (Tack to Tack), 신촌문화발전소, 서울, 한국

2024 3 물결 (The 3rd Two), 갤러리 데어 큔스틀러린넨 (GALERIE DER KÜNSTLER*INNEN), 뮌헨, 독일

2022 부드러운 고리 - 골드라우쉬 2022(Tender Hooks - Goldrausch 2022), 코뮤날레 갤러리 (Kommunale Galerie Berlin), 베를린, 독일

2022 낯선 집들 (Strange Homes), 스포일러 (Spoiler), 베를린, 독일

 

수상 및 선정

2025 연구기금, Inter-Community (Counter-) Infrastructure Design, Wyvern Art Fund, Berlin

2024 시각 예술 연구 기금, 베를린 연방정부

2023 베를린시의 신진연구자를 위한 기금 (Elsa-Neumann-Stipendium des Landes Berlin), 베를린 연방정부

2022 골드라우쉬 여성예술가 육성 프로그램, EU 사회기금, 베를린 연방정부

2021 INITIAL 젊은 아카데미 특별기금, Akademie der Künste, 독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