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5 ― 2025. 6. 11



장소 | 온수공간 
관람시간 | 11 - 7PM

참여 작가 | 노예주, 백승현, 설은아, 신혜우, 오로민경, 안보미, 조영주

기획 |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과 <전시조직의이론과실제 II> 수강생 32명
지도교수 | 김학량
포스터 디자인 | 윤주향 @dawn.0.0
인스타그램 | @seom.in.us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별도의 예약없이 방문 가능합니다.
*주차는 인근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 전시 연계 상설 프로그램

1. <끈적한 퍼즐>
우리는 각자 다른 섬처럼 살아갑니다.
‘나’라는 개별적인 존재는 어떻게 전체에 속하고 있나요?
공동체에 따라 달라지는 나를 퍼즐 조각에 담고, 함께 하나의 군도를 완성해보세요.

2. <부유하는 마인드맵>
작품을 관람하며 떠오른 기억, 감정, 질문을 남겨주세요.
작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섬처럼 흩어져 있다가 군도로 이어집니다.


















*


모양도 크기도 각기 다른 섬처럼, 서로 다른 생김새, 성격, 말투, 성별을 가진 우리. 주변과 고립된 채 홀로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섬과의 연결을 꿈꾸기도 한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품은 섬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바다 아래로 조심스레 손 내민다. 그 손짓으로 일렁이는 물결 사이에서, 우리는 홀로 떠 있는 섬이자 서로 이어진 군도가 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우리를 맞닿을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작고 빛나는 섬을 들여다보면  

신혜우는 작지만 세상 어디에나 있는 식물 세계를 관찰한다. 식물이 나고 지는 과정을 섬세히 담아낸 그림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식물이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네 모습과 퍽 닮아있음을, 또 우리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문턱을 넘으면, 안보미가 찍어낸 풀과 별의 청사진이 보인다. 파란 자국은 섬에 뿌리내린 무속신앙 이야기로 이어진다. 섬 주민을 오랫동안 이어주던 믿음이, 그들 삶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살핀다. 백승현은 창작의 실패에서 벗어나려 살과 근육이 찢어져라 빚은 흙덩어리를 앞으로, 또 앞으로 던진다. 각기 다른 포물선을 그리며 쌓인 흙덩어리는 치열한 삶의 흔적이다. 
 
 이야기를 싣고 섬 사이를 흐르는 해류  

설은아는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마음의 소리를 세상 끝으로 흘려보낸다. 하마터면 부재중 메시지로 남았을 이야기들이 전화선을 실 삼아 누군가에게 전해진다. 조영주는 여성의 잊어버린 이름을 되찾는 여정에 함께 한다. 주부, 엄마, 아내, 딸, 며느리, 셀 수 없이 많은 역할에 가려져 잊어버렸던 이름. 오직 그들의 이름으로만 이루어진 가사. 이를 힘주어 부르는 여성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힘차게 메아리친다.  
 
 해류를 타고 만난 우리 

흘려보낸 소리는 우리가 함께 모였던 골목에 닿는다. 노예주는 시위 현장에서 함께한 투쟁과 연대 장면을 그린다. 골목을 지키기 위해 모인 이들은 연둣빛 숲을 이루는 듯하다. 오로민경은 테이블을 비스듬히 기울여 우리가 알고 있는 모양과 다른 테이블을 만들었다. 테이블에는 몸이 가진 비밀을 고백할 수 있는 노트가 놓여있고, 그 옆에는 이전 관람객이 남긴 고백을 엮어 만든 점자책과 묵자책도 있다. 책을 보다 보면, 납작 엎드린 사람 모양을 한 노란 선이 눈에 들어온다. 선을 따라 몸을 엎드리면 파도 소리와 함께 음악이 들려온다.  
 
작은 섬이 간직해온 이야기를 실은 해류가 섬 사이를 흐르고, 우리는 그 해류를 타고서 서로 만난다. 파도를 타고 서로를 향해 뻗어가는 마음이 모여 마침내 또다른 섬이 된다. 그렇게,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