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짠


신동혁


2024. 10. 5 - 2024. 10. 27



장소 | 온수공간 2F
관람시간 | 12 - 7PM , 월요일 휴관

작가 | 신동혁
어린이·청소년 자문위원 | 바다의 하루, 바다의 나무, 심지원
협력 | 가오리 선생님, 김준서, 양대은, 온, 이루화, 이승훈, 제제
포스터 디자인 | 물질과비물질
공간 디자인 | 이세림
공간 구성 | 김준서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주차는 인근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폴짝 뛰어 슈퍼짠


신동혁


 <슈퍼짠>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지원사업 선정작품으로 슈퍼를 매개로 창작하여 선보이는 미술 전시이다. 작가는 어린이·청소년의 취향을 탐구하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것들을 사고 이야기했는데 그들은 양을 닮은 인형이나 밤하늘 같은 노트, 네잎클로버 스티커, 후라이 모양의 젤리와 몽글몽글한 느낌의 음료수 등을 좋아했다. 단지 귀엽다는 이유로. 

 그들이 말하는 귀여움은 무엇일까? 작가는 그들의 귀여움을 탐구하는 슈퍼짠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작품의 형태를 제작했다. 작품 <고래밥 마을>은 황금사과를 키우는 루미노(고래)가 만든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자신의 무리에서 다양한 이유로 어울리지 못한 친구들이 즐겁게 모여 살고 있는데 그들은 각자 전 세계의 귀여움을 담당하는 과일을 키운다. 마침 전시가 시작하는 날은 그들이 과일의 씨앗을 받는 입학식 날이다. 작품 <쵸핑크>는 짝사랑의 풋풋한 감정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으로 빼빼로를 주고받는 모습 속에서, 칸쵸의 핑크를 통해 같은 반, 두근거려 잘 쳐다보지 못한 그 누군가를 떠올린다. 작품 <젤리 친구들>은 학교 쉬는 시간에 우리가 친구들과 놀았던 풍경을 보여준다.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울리면 어딘가로 달려가거나 놀았던, 수업 시간이 언제 끝나는지 계속 시계를 쳐다보거나 종소리가 들려도 계속 수업하는 선생님의 눈치를 보던 그 시간이다. 작품 <슈퍼폴짝>은 고래밥 아저씨가 운영하는 슈퍼로 이 슈퍼에는 개구리 폴짝이가 사는데 폴짝이와 같이 놀아주면 고래밥 아저씨가 선물을 준다. 과자, 젤리, 인형, 카드, 장난감, 그림 등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고를 수 있다. 

 작품의 형태가 ‘귀여움’을 탐구하며 만들어졌다면, 작품의 이야기는 ‘반편성’에서 출발한다. 학교를 입학하면서 친한 누군가와 떨어지거나 전혀 만나지 못한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 그 순간은 유치원부터 초, 중, 고등학교까지 매년 겪어야 하는 순간이다. 지난 학년의 친구들이 그립기도 하면서 지금의 반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오히려 더 마음에 들 수도 있다. 우리의 기억에도 좋았거나 싫었던 반편성의 기억은 모두 다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없는 그 순간이 <슈퍼짠> 작품들의 귀여운 형태가 우리를 연결하는 중요한 지점이 되었다. 어떤 이유로 무리에서 소외된 <고래밥 마을>은 어린이·청소년들이 경험할 수 있는 반편성의 모습 같이 우리가 겪어야 하는 사회의 다양하고 낯선 모습들을 은유한다. <젤리 친구들>에서는 그 과정을 극복하는 우정,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통해 조금씩 낯선 반편성의 감각을 잊는 우리의 모습이 담겨있고 <쵸핑크>의 두근거림, 풋풋함 역시 그 감각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요소이다. <슈퍼폴짝>은 이 낯선 환경을 극복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직접 경험 수 있는 공간이자 고래밥 아저씨와 함께 그때의 그런 경험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참여하는 작품이다. 

 어린이·청소년들이 살면서 한번쯤 겪을 수 있는 문제를 귀여움으로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슈퍼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