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들기 프로젝트 : 온수-사랑-관계-호흡




2023. 6. 21 - 2023. 6. 29





장소 | 온수공간 2-3 F
관람시간 | 12AM - 7 PM, 휴관없음
참여 작가 | 김휘연, 박찬솔, 박희민, 최산현, 최유리

기획, 글 | 송윤주
디자인 | 정희선
사진 | 마루소

 



* 별도의 예약없이 방문 가능합니다.
* 관람료는 무료 입니다.
* 주차는 인근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스며들기 직전의 혼돈의 형태는 아주 다양한 모습을 빚어낸다. 가령 종이에 잉크가 스며드는 순간을 상상해보자. 잉크 고유의 형상에서 실가닥이 파생되고, 온갖 생김새로 뻗어 나가며, 그 양은 점점 많아져 주변과 혼연된다.
다섯 명의 작가가 전시 안에서 만들어내는 스며듦의 모양은 다 다르지만, 스스로 들여다보는 힘을 기르고, 그 사랑이 주변까지 닿는 용기에 대한 흐름은 함께한다. ‘굳이’의 아주 작은 실천부터 사람과 사람 간 깊은 관계, 자신에 대한 관찰, 삶에 대한 사랑, 감정을 넘은 현상에 집중한다.
 
(전시 서문 중)



@HWIYEON__K @_CHANSOL__ @HEE.M.B @CIEAUL.0 @OOMELIMELO@S_S.SONG@MAROO_POTO




어떤 이가 물었다. “생물을 사랑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나는 이렇게 답했다. “저마다 자기 본성을 따라 살아가게 해야한다.” [...] 생물을 사랑하는 일이란 저마다 그 본성을 완전히 발현 하여, 깊은 애정과 두터운 은택 속에서 성장하게 두는 것이다.
-김시습 「생물을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는가? 아니 사랑을 하고 있는가? 아끼고 귀중히 여기며, 존재만으로 만족 하는 대상이 있는가? 혹은 본인을 그런 존재로 여기는가?

시장경제에서 마케팅이 중요해짐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의 인성마저 잘 팔아야 하는 상품으로 생 각하게 되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삶을 마주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처럼 연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게 되었다.1) 극한의 효율을 자랑하며 ‘굳이?’라는 말이 남용되는 이 세상 속에서 어쩌면 ‘사랑’은 그저 감정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불가피하게 상호 작용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 사물, 관념의 파동이 유한한 공간에 있으면 다른 파동과 필연적으로 상호 간섭하게 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이때 조성되는 일종의 위기의 순간에 주목하려고 한다.2) 스며들기 직전의 혼돈의 형태는 아주 다양한 모습을 빚어낸다. 가령 종이에 잉크가 스며드는 순간을 상상해 보자. 잉크 고유의 형상에 서 실가닥이 파생되고, 온갖 생김새로 뻗어 나가며, 그 양은 많아져 주변과 혼연된다. 다섯 명의 작가가 전시 안에서 만들어내는 스며듦의 모양은 다 다르지만, 스스로 들여다보는 힘을 기르고, 그 사랑이 주변까지 닿는 용기에 대한 흐름은 함께한다. ‘굳이’의 아주 작은 실천부터 사람과 사 람 간 깊은 관계, 자신에 대한 관찰, 삶에 대한 사랑, 감정을 넘은 현상에 집중한다.

작가들의 호흡에 발맞춰 어느새 스며들었을 당신을 기대하며


1) 사회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자인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에서 삶 에 대한 사랑은 모든 사랑의 핵심이라고 언급한다. 그러나 1950년대부터 이미 삶을 사랑하며, 살아 있 다고 느끼는 능력이 점차 줄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에리히 프롬, 장혜경 역,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김영사, 2022), 참조)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세욱·임호경 역,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열린책들, 2011), p.335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