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t Net
2022. 4. 7 - 2022. 4. 17
장소 | 온수공간
관람시간 | 12 - 7 PM, 휴관 없음참여작가 | 곽수민, 권지현, 김혜수, 변미경, 이정빈, 정수영, 정희승, 조혜령기획 | @h_feldspar 글 | 권지현 @kwon_ji__ 포스터 디자인 | 이민주 @lee.min.joo
* 별도의 예약없이 방문 가능합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입장해주세요.
자연은 언제나 우리가 파악한 세계 이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인간은 자연을 넘어서서 존재할 수 없음을 계속해서 망각해왔고, 그것을 체감하게 된 시점에도 여전히 인간중심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Plant Net》은 이러한 인간 중심의 기준을 해체하고 타존재와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양상을 소개한다.
과학기술 분야의 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도나 해러웨이 (Donna Haraway)의 ‘쑬루신’(Chthulucene)은 인류세를 비판하며 도입한 ‘다음의 세(世)’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타종과 연결된 또 다른 종임을 인식한 채, 자연의 거대한 관계망 안에서 모두와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로지 인간만이 지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영웅적인 책임감을 갖기 보다는, 도나 해러웨이가 제시한 종을 뛰어넘은 ‘친족 맺기’를 통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
이에 본 전시는 타종과 새로운 관계를 짓고 재연결되기를 제안한다. 도예매체를 주로 다루는 8명의 작가는 식물로 범위를 좁혀 친족 맺기를 시도한다. 작가가 사용하는 ‘흙’이라는 재료와 가장 밀접한 생물종은 식물일 것이다. 식물은 말을 하거나 움직이지는 않지만, 수많은 생명이 멸종하고 진화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본 한결같은 존재이다. 이는 어쩌면 한 행성의 시작과 끝을 함께할 종이 바로 그들임을 시사하는 지점이 아닐까?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전시는 식물을 인간과 동등한 공동체로 바라보는 관점을 예술적 상상력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어떤 것도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지 않고, 모든 것은 어떤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관계적인 사고가 서로를 지탱할 수 있는 새로운 뿌리를 내리게 한다. 그리고 이 뿌리는 어느 존재와도 연결될 수 있는 유동적이고 유연한 것이어야 한다. 진정한 공생을 향한 작가들의 고민과 실천의 과정을 따라가보며, 새로운 관계 형성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1) D.Haraway, Staying with the Trouble, p.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