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éalité Simulée리얼리티 시뮬레이션
2021. 12. 1 - 2021. 12. 22
장진승 개인전
장소 | 온수공간 1F후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관람시간 | 12 - 7 PM, 휴관 없음
글 | Dr. Joni Zhu디자인 | 윤현학
*별도의 예약없이 방문 가능합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출입명부를 작성해주세요.
시뮬레이션에 관한 논쟁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시뮬레이션 속의 시뮬레이션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이며, 그리고 어느 순간 인식 가능한 모든 현실의 개념도 이내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거다. 장진승은 미래의 시점에서 우리의 신체적 존재를 구성하는 정보의 데이터를 시각화한다. 이때 미래는 형태와 물질, 현실과 시뮬레이션이 더이상 구분되지 않는 곳이다. 《리얼리티 시뮬레이션 Réalité Simulée》에서 “실제”를 재정의하고자 하는 과업과 “실제 신체”를 재인식하고자 하는 과업이 재생 피부 연결 체계(Regenerative Skin Link System (RSLS))를 통해 추진된다. 이 RSLS는 데이터 신체를 다양화, 현지화, 그리고 재생하는 체제다. 디자인 전공의 배경에 기인했을 그의 과정 중심적 탐구는 무빙 이미지, 조각, 픽션 되기(fictioning)를 포괄하는 혁신적이고 다학제적인 그의 표현 방식에 반영되어 있다.
기계 비전과 정보 과학의 물질성에 대한 장진승의 연구는 <Face De-Perception>(2017) 프로젝트에서부터 시작한다. 본 작업에서 작가는 작업을 관람하는 관객의 얼굴을 수치화하고 트래킹한 생체 정보의 데이터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이후의 작업 <(Miss) Understood>(2017)는 <Face De-Perception>을 구성했던 기계의 시선을 기록하며 기계가 관객을 ‘타자’로 위치시키는 상황을 비춰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는 오늘날의 팬데믹 현실은 분명 얼굴 인식 감시의 작동을 불가능하게 했다. 또한 공중 보건은 비말, 시각, 소리, 플랫폼, 기계, 그리고 규정된 사회적 행동 등을 통한 접촉을 거리 두기의 방식으로 매개하는데, 그리하여 이는 신체를 통제하는 생체권력(biopower)의 보호 속에 자리하게 된다.
접촉에 있어 거리를 두는 건 구성체로서 우리의 조건이며, 무엇을 만질 수 있고 없는지를 아는 것은 사회적 지능이 체현된 형태다. 엄마와 같은 피부를 갖는 것에 대한 아기의 환상은 발달을 향한 구체적인 출발점이다. 이는 접촉을 금지하는 것을 통해 개인화(individuation)의 경험에 도달하는 것이다. 자아(ego)란 무엇보다도 신체적 자아가 우선이며 심령적 현상은 언제나 체화된 것이라는 프로이트의 생각에 기초해 정신분석학자 디디에 앙지외(Didier Anzieu)는 피부가 신체를 에워싸듯 에고가 심령적인 것을 둘러싸고 있다고 보았다. 앙지외는 아이가 자신의 신체의 표면적 경험을 기반으로 형성하는 정신적 재현을 명명하기 위해 1974년 ‘피부자아(skin-ego)’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이로써 피부는 자아를 수용하는 그릇이자, 피부자아는 소통의 흔적들을 입력하거나 여러 감각 간의 대응을 관리하며, 또한 생각, 관념, 정동을 유지하는 보호막의 역할을 한다.
장소로서의 피부는 내부와 외부, 과거와 미래 사이를 구분하는 경계와 관련 있다.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흐리는 매끄러운 융합으로 한계점의 부재에 시달리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RSLS의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피부는 개인이 체화된 물질성(embodied materiality)을 수용할 수 있게 만든다. 개인화되고 교체 가능한 피부의 물질성은 대표성과 정체성의 주장에서 이탈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외부에서 그것은 다중성(multiplicty)의 이해와 식별 가능한 차이의 범주들을 초월하는 포괄성(diversity)을 제공하는 듯 보인다.
사회적 편견과 기계 시스템상의 차별은 장진승의 작업 전반에 나타나는 주요한 주제다. 이은희 작가와의 협업 작업인 영화 <Decennium Series>(2020)는 근미래에서 일어나는 세 가지 에피소드를 다룬다. 그중 “C-MP-MUTATIONEM(L-85-17-J)”은 사람들의 피부색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생명공학 기술로 인해 인종차별이 사라져버린 사건에 주목했다. 작업 <Near Future Myth Souvenir Series>(2021)에서는 색이 있는 인물 모형들을 보여주면서 형형색색의 피부-변경 혁명(skin-changing revolution)을 상업화하고자 했다. RSLS가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피부는 그것을 “잠재적으로” 또 다른 자아의 장(site of alterity)으로 변형시킨다. 전면에 있는 두 개의 전시 공간에서 《리얼리티 시뮬레이션》은 불분명한 외형을 띤 피부 및 일부 신체 부위의 초기 프로토타입들을 선보인다. 그것들은 치밀한 3D 스캐닝과 측량 과정을 통해 생산되었으며, ‘다양함을 보호’하는 듯한 불확실한 착각을 일으킨다.1 어떻게 보면 피부 재생의 과정은 여전히 사람들을 데이터 캐비닛 안에 동봉된 감지 가능한 데이터로 환원시킨다. 그리고 그것들을 개인을 식별하는 방식의 상업적 표준들로 변환한다. 수량화할 수 있는 신체는 언제나 기술적 통제의 대상이 되며, DNA 서열화와 유전체학은 오늘날 위치 확인 및 식별의 위기를 해소하고자 하는 국제 규약을 통해 작동한다. 정체성과 차이를 사이버네틱 거버넌스로 흡수해버리는 세계화된 신자유주의적 지배 속에서 이러한 기술들은 산업의 지지를 받는다. 이렇듯 새롭게 발견하는 체화된 물질성이 체화된 주체성으로 오인되어서는 안 된다.
<Deluded Reality>(2021)에서 시뮬레이션 속의 봇(bot)이 묻는다. ‘여기서 떨어지면, 내가 죽을까?’ 봇은 자신의 신체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지만, 지금 있는 그곳이 자신(들)의 물리적 신체를 탄생시킨 공장의 바닥이라는 것을 재빨리 알아차린 상태로 사이 공간에 갇혀 있다. 몇 발짝 앞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 봇은 어딘가로 높이 도약하고 물을 가로지르며 헤엄치지만, 반대편에 도달하자 그(들)의 접근은 거부당한다. 그리고 마치 장자(莊子)의 호접지몽(胡蝶之夢) 우화처럼, 이 모든 오네이로스(oneiros,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꿈의 신)들의 행보는 그들이 맞은편의 모니터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앉아서 보고 있는 동안 일어난다. 아쉴 음벰베(Achille Mbembe)는 시신정치 또는 죽음정치라고 번역되는 네크로폴리틱스(necropolitics) 개념이 삶과 죽음의 사이 공간에 정치적으로 공간과 주체성을 형성한다고 보았다. 식민지, 노예 제도, 그리고 무역이 바로 그 네크로폴리틱스적 관행들이었다. 방대한 인구가 이 관행에 맞물려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삶의 조건에 종속되었다. 네크로폴리틱스는 네크로이코노미(necroeconomy), 즉 죽음의 경제 모델을 수반한다. 그리고 이것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기후 위기를 부정하고 공공 서비스를 사유화하는 일일 것이다. 《리얼리티 시뮬레이션》은 우리가 불사의 존재, 사이에 있는 존재이며 부패한 신체와 영혼 위에 만들어진 피부를 덮는 재생적 미래주의를 제시한다. 자아(self) 또는 자아(ego)인 영혼은 여전히 인공적 피부 안에 있는 걸까? 피부자아는 무엇이 자아에 속하고 속하지 않는지 구별하고, 자신의 소망과 타인의 소망을 구분 짓고, 생물학적 신체 및 외부 세계의 현실과 내면의 현실 사이의 경계를 정하는 것이어야 한다.2 그럼에도, 피부는 자아를 만들어내고 연산적 용어들을 참조하는 얇은 천과 같은 인터페이스다.
미래에 대한 예측이 거의 항상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면, 《리얼리티 시뮬레이션》은 예측이 아닌 하나의 상상을 제안한다.Joni Zhu
The simulation argument goes, that we live in a simulation within a simulation, and at some point, any perceivable notion of reality will just disappear. Jinseung Jang visualises data by interrogating the information that represents our physical existence from the viewpoint of the future, where form and matter, reality and simulation can no longer be distinguished. In Réalité Simulée, missions to re-define the “real’, and to re-recognise “real body” are promoted by Regenerative Skin Link System (RSLS), an enterprise that aims to diversify, localise and regenerate the data body. Through a process-driven exploration that is rooted in his design background, Jang’s modes of expression span moving image, sculpture, and fictioning in an innovative, transdisciplinary approach.
Jang’s investigation into machine vision and the materiality of informatics began with his project Face De-Perception (2017), through which a biometric data archive was built by calculating and tracking the audiences’ faces. Subsequently, (Miss) Understood (2017) documented the gaze of the machine featured in Face De-Perception, as the machine turned itself toward the audience as the Other. The reality of the COVID-19 pandemic has certainly made facial recognition surveillance impossible to operate due to the adoption of face covering, and public health is protected by biopower that governs bodies in the ways in which our intimate encounters are mediated by touching at a distance through droplets, sights, sounds, platforms, machines, and prescribed social behaviours.
Touching at a distance is the condition of our embodiment and knowing what can or cannot be touched is a form of embodied social intelligence. The baby’s fantasy of having a common skin with the mother is the concrete starting point for a development that through the prohibition on touching, leads to the experience of individuation. Building on Freud’s idea that the ego is first and foremost a body ego and that the psychic phenomena are always embodied, psychoanalyst Didier Anzieu sees that the ego encloses the psychic much as the skin encloses the body. He introduced the term ‘skin-ego’ in 1974 to designate a mental representation the child forms on the basis of the surface experience of its body. The skin thus is a container for the ego, and the skin-ego registers traces of communication and manages inter-sensorial correspondence, and functions as a protective shield that maintain thoughts, ideas and affects.
Skin as a site concerns boundaries that create the distinctions between inside and outside, past and future. In a world where we suffer from an absence of limits, with seamless convergence that blurs the boundaries of the real and virtual, RSLS’customisable skin allows one to embrace embodied materiality. This materiality of the personalised, replaceable skin makes it possible to escape the claims of representation and identity. And from the outside, it seems to offer an understanding of multiplicity and a diversity that exceeds categories of identifiable difference.
Social prejudices and machinic discrimination are major concerns throughout Jang’s work. The film Decennium Series (2020) (a collaboration with Eunhee Lee) features three episodes set in the near future. One of the episodes focuses on the event where racism is irradicated by a bioengineering technology that alters the colour of people’s skin. Subsequently, Near Future Myth Souvenir Series (2021) staged coloured toy figures to commercialise the colourful skin-changing revolution. The customisable skin offered by RSLS can “potentially” transform the skin to a site of alterity. In the two front galleries, Réalité Simulée presents the early prototypes of the skins and body parts with an opaque outlook. They are produced through a rigorous process of 3D scanning and measuring, and give an illusion of opacity that ‘protects the Diverse.’1 In a way, the process of regenerative skin is still reducing people to parsable data as enclosed in the data cabinets, and switching them to commercial standards of identification. The quantifiable body is always subject to technological control, and DNA sequencing and genomics operate through global protocols that aim to solve today’s crises of locatability and identification. These technologies gain industry support in a time of globalised neoliberal control, which subsumes identity and difference into cybernetic governance. This newfound embodied materiality must not be mistaken as embodied subjectivity.
‘If I fall, will I be dead?’, the simulation of a bot asks In Deluded Reality (2021). The bot is caught in a space of in-between, unable to locate their body, but quickly recognises the place is the factory floor that birthed their material body. With the ability to predict steps ahead, the bot takes the leap, swims across the water, only to have their access denied on the other side. And it seems that all these oneiros are happening whilst they are sitting across from their own reflection on a monitor, just like Zhuang Zi’s butterfly dream. Achille Mbembe conceives the notion of necropolitics as the political making of spaces and subjectivities in an in-between of life and death. The colony, the slavery plantation and trade are the origins of necropolitical practices where vast populations are subjugated to conditions of life in the state of living dead. Necropolitcs entails a necroeconomy, and the most illustrative examples would be the denying of climate crisis and the privatisation of public services. Réalité Simulée presents us with a regenerative futurism where we never die, exist in-between, and plaster over the deteriorated body and soul with rendered skin. Is the soul – the self or the ego – still inside the artificial skin? The skin-ego is supposed to distinguish what belongs to the self and what does not, to differentiate between one’s own wishes, and those of other people, to demarcate the inner reality from the reality of the biological body and the outer world.2 Nevertheless, the skin is this interface – the sheet that makes up the ego, with reference to computing terms.
If the predictions of the future are always almost untrue, what Réalité Simulée offers is an imagination, rather than a prediction.
Joni Zhu
1 Edouard Glissant and Pierre Jores, “From Introduction to a Poetics of the Diverse”, An International Poetics Symposium, Vol. 26, No1, 1999, pp.119-121
2 Andrzej Werbart, “The Skin is the Cradle of the Soul”: Didier Anzieu on the Skin-Ego, Boundaries, and Boundlessness, Journal of the American Psychoanalytic Association, 2019;67(1), pp.37-58
글 | Dr. Joni Zhu
디자인 | 윤현학
*별도의 예약없이 방문 가능합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출입명부를 작성해주세요.
시뮬레이션에 관한 논쟁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시뮬레이션 속의 시뮬레이션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이며, 그리고 어느 순간 인식 가능한 모든 현실의 개념도 이내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거다. 장진승은 미래의 시점에서 우리의 신체적 존재를 구성하는 정보의 데이터를 시각화한다. 이때 미래는 형태와 물질, 현실과 시뮬레이션이 더이상 구분되지 않는 곳이다. 《리얼리티 시뮬레이션 Réalité Simulée》에서 “실제”를 재정의하고자 하는 과업과 “실제 신체”를 재인식하고자 하는 과업이 재생 피부 연결 체계(Regenerative Skin Link System (RSLS))를 통해 추진된다. 이 RSLS는 데이터 신체를 다양화, 현지화, 그리고 재생하는 체제다. 디자인 전공의 배경에 기인했을 그의 과정 중심적 탐구는 무빙 이미지, 조각, 픽션 되기(fictioning)를 포괄하는 혁신적이고 다학제적인 그의 표현 방식에 반영되어 있다.
기계 비전과 정보 과학의 물질성에 대한 장진승의 연구는 <Face De-Perception>(2017) 프로젝트에서부터 시작한다. 본 작업에서 작가는 작업을 관람하는 관객의 얼굴을 수치화하고 트래킹한 생체 정보의 데이터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이후의 작업 <(Miss) Understood>(2017)는 <Face De-Perception>을 구성했던 기계의 시선을 기록하며 기계가 관객을 ‘타자’로 위치시키는 상황을 비춰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는 오늘날의 팬데믹 현실은 분명 얼굴 인식 감시의 작동을 불가능하게 했다. 또한 공중 보건은 비말, 시각, 소리, 플랫폼, 기계, 그리고 규정된 사회적 행동 등을 통한 접촉을 거리 두기의 방식으로 매개하는데, 그리하여 이는 신체를 통제하는 생체권력(biopower)의 보호 속에 자리하게 된다.
접촉에 있어 거리를 두는 건 구성체로서 우리의 조건이며, 무엇을 만질 수 있고 없는지를 아는 것은 사회적 지능이 체현된 형태다. 엄마와 같은 피부를 갖는 것에 대한 아기의 환상은 발달을 향한 구체적인 출발점이다. 이는 접촉을 금지하는 것을 통해 개인화(individuation)의 경험에 도달하는 것이다. 자아(ego)란 무엇보다도 신체적 자아가 우선이며 심령적 현상은 언제나 체화된 것이라는 프로이트의 생각에 기초해 정신분석학자 디디에 앙지외(Didier Anzieu)는 피부가 신체를 에워싸듯 에고가 심령적인 것을 둘러싸고 있다고 보았다. 앙지외는 아이가 자신의 신체의 표면적 경험을 기반으로 형성하는 정신적 재현을 명명하기 위해 1974년 ‘피부자아(skin-ego)’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이로써 피부는 자아를 수용하는 그릇이자, 피부자아는 소통의 흔적들을 입력하거나 여러 감각 간의 대응을 관리하며, 또한 생각, 관념, 정동을 유지하는 보호막의 역할을 한다.
장소로서의 피부는 내부와 외부, 과거와 미래 사이를 구분하는 경계와 관련 있다.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흐리는 매끄러운 융합으로 한계점의 부재에 시달리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RSLS의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피부는 개인이 체화된 물질성(embodied materiality)을 수용할 수 있게 만든다. 개인화되고 교체 가능한 피부의 물질성은 대표성과 정체성의 주장에서 이탈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외부에서 그것은 다중성(multiplicty)의 이해와 식별 가능한 차이의 범주들을 초월하는 포괄성(diversity)을 제공하는 듯 보인다.
사회적 편견과 기계 시스템상의 차별은 장진승의 작업 전반에 나타나는 주요한 주제다. 이은희 작가와의 협업 작업인 영화 <Decennium Series>(2020)는 근미래에서 일어나는 세 가지 에피소드를 다룬다. 그중 “C-MP-MUTATIONEM(L-85-17-J)”은 사람들의 피부색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생명공학 기술로 인해 인종차별이 사라져버린 사건에 주목했다. 작업 <Near Future Myth Souvenir Series>(2021)에서는 색이 있는 인물 모형들을 보여주면서 형형색색의 피부-변경 혁명(skin-changing revolution)을 상업화하고자 했다. RSLS가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피부는 그것을 “잠재적으로” 또 다른 자아의 장(site of alterity)으로 변형시킨다. 전면에 있는 두 개의 전시 공간에서 《리얼리티 시뮬레이션》은 불분명한 외형을 띤 피부 및 일부 신체 부위의 초기 프로토타입들을 선보인다. 그것들은 치밀한 3D 스캐닝과 측량 과정을 통해 생산되었으며, ‘다양함을 보호’하는 듯한 불확실한 착각을 일으킨다.1 어떻게 보면 피부 재생의 과정은 여전히 사람들을 데이터 캐비닛 안에 동봉된 감지 가능한 데이터로 환원시킨다. 그리고 그것들을 개인을 식별하는 방식의 상업적 표준들로 변환한다. 수량화할 수 있는 신체는 언제나 기술적 통제의 대상이 되며, DNA 서열화와 유전체학은 오늘날 위치 확인 및 식별의 위기를 해소하고자 하는 국제 규약을 통해 작동한다. 정체성과 차이를 사이버네틱 거버넌스로 흡수해버리는 세계화된 신자유주의적 지배 속에서 이러한 기술들은 산업의 지지를 받는다. 이렇듯 새롭게 발견하는 체화된 물질성이 체화된 주체성으로 오인되어서는 안 된다.
<Deluded Reality>(2021)에서 시뮬레이션 속의 봇(bot)이 묻는다. ‘여기서 떨어지면, 내가 죽을까?’ 봇은 자신의 신체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지만, 지금 있는 그곳이 자신(들)의 물리적 신체를 탄생시킨 공장의 바닥이라는 것을 재빨리 알아차린 상태로 사이 공간에 갇혀 있다. 몇 발짝 앞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 봇은 어딘가로 높이 도약하고 물을 가로지르며 헤엄치지만, 반대편에 도달하자 그(들)의 접근은 거부당한다. 그리고 마치 장자(莊子)의 호접지몽(胡蝶之夢) 우화처럼, 이 모든 오네이로스(oneiros,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꿈의 신)들의 행보는 그들이 맞은편의 모니터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앉아서 보고 있는 동안 일어난다. 아쉴 음벰베(Achille Mbembe)는 시신정치 또는 죽음정치라고 번역되는 네크로폴리틱스(necropolitics) 개념이 삶과 죽음의 사이 공간에 정치적으로 공간과 주체성을 형성한다고 보았다. 식민지, 노예 제도, 그리고 무역이 바로 그 네크로폴리틱스적 관행들이었다. 방대한 인구가 이 관행에 맞물려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삶의 조건에 종속되었다. 네크로폴리틱스는 네크로이코노미(necroeconomy), 즉 죽음의 경제 모델을 수반한다. 그리고 이것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기후 위기를 부정하고 공공 서비스를 사유화하는 일일 것이다. 《리얼리티 시뮬레이션》은 우리가 불사의 존재, 사이에 있는 존재이며 부패한 신체와 영혼 위에 만들어진 피부를 덮는 재생적 미래주의를 제시한다. 자아(self) 또는 자아(ego)인 영혼은 여전히 인공적 피부 안에 있는 걸까? 피부자아는 무엇이 자아에 속하고 속하지 않는지 구별하고, 자신의 소망과 타인의 소망을 구분 짓고, 생물학적 신체 및 외부 세계의 현실과 내면의 현실 사이의 경계를 정하는 것이어야 한다.2 그럼에도, 피부는 자아를 만들어내고 연산적 용어들을 참조하는 얇은 천과 같은 인터페이스다.
미래에 대한 예측이 거의 항상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면, 《리얼리티 시뮬레이션》은 예측이 아닌 하나의 상상을 제안한다.
Joni Zhu
The simulation argument goes, that we live in a simulation within a simulation, and at some point, any perceivable notion of reality will just disappear. Jinseung Jang visualises data by interrogating the information that represents our physical existence from the viewpoint of the future, where form and matter, reality and simulation can no longer be distinguished. In Réalité Simulée, missions to re-define the “real’, and to re-recognise “real body” are promoted by Regenerative Skin Link System (RSLS), an enterprise that aims to diversify, localise and regenerate the data body. Through a process-driven exploration that is rooted in his design background, Jang’s modes of expression span moving image, sculpture, and fictioning in an innovative, transdisciplinary approach.
Jang’s investigation into machine vision and the materiality of informatics began with his project Face De-Perception (2017), through which a biometric data archive was built by calculating and tracking the audiences’ faces. Subsequently, (Miss) Understood (2017) documented the gaze of the machine featured in Face De-Perception, as the machine turned itself toward the audience as the Other. The reality of the COVID-19 pandemic has certainly made facial recognition surveillance impossible to operate due to the adoption of face covering, and public health is protected by biopower that governs bodies in the ways in which our intimate encounters are mediated by touching at a distance through droplets, sights, sounds, platforms, machines, and prescribed social behaviours.
Touching at a distance is the condition of our embodiment and knowing what can or cannot be touched is a form of embodied social intelligence. The baby’s fantasy of having a common skin with the mother is the concrete starting point for a development that through the prohibition on touching, leads to the experience of individuation. Building on Freud’s idea that the ego is first and foremost a body ego and that the psychic phenomena are always embodied, psychoanalyst Didier Anzieu sees that the ego encloses the psychic much as the skin encloses the body. He introduced the term ‘skin-ego’ in 1974 to designate a mental representation the child forms on the basis of the surface experience of its body. The skin thus is a container for the ego, and the skin-ego registers traces of communication and manages inter-sensorial correspondence, and functions as a protective shield that maintain thoughts, ideas and affects.
Skin as a site concerns boundaries that create the distinctions between inside and outside, past and future. In a world where we suffer from an absence of limits, with seamless convergence that blurs the boundaries of the real and virtual, RSLS’customisable skin allows one to embrace embodied materiality. This materiality of the personalised, replaceable skin makes it possible to escape the claims of representation and identity. And from the outside, it seems to offer an understanding of multiplicity and a diversity that exceeds categories of identifiable difference.
Social prejudices and machinic discrimination are major concerns throughout Jang’s work. The film Decennium Series (2020) (a collaboration with Eunhee Lee) features three episodes set in the near future. One of the episodes focuses on the event where racism is irradicated by a bioengineering technology that alters the colour of people’s skin. Subsequently, Near Future Myth Souvenir Series (2021) staged coloured toy figures to commercialise the colourful skin-changing revolution. The customisable skin offered by RSLS can “potentially” transform the skin to a site of alterity. In the two front galleries, Réalité Simulée presents the early prototypes of the skins and body parts with an opaque outlook. They are produced through a rigorous process of 3D scanning and measuring, and give an illusion of opacity that ‘protects the Diverse.’1 In a way, the process of regenerative skin is still reducing people to parsable data as enclosed in the data cabinets, and switching them to commercial standards of identification. The quantifiable body is always subject to technological control, and DNA sequencing and genomics operate through global protocols that aim to solve today’s crises of locatability and identification. These technologies gain industry support in a time of globalised neoliberal control, which subsumes identity and difference into cybernetic governance. This newfound embodied materiality must not be mistaken as embodied subjectivity.
‘If I fall, will I be dead?’, the simulation of a bot asks In Deluded Reality (2021). The bot is caught in a space of in-between, unable to locate their body, but quickly recognises the place is the factory floor that birthed their material body. With the ability to predict steps ahead, the bot takes the leap, swims across the water, only to have their access denied on the other side. And it seems that all these oneiros are happening whilst they are sitting across from their own reflection on a monitor, just like Zhuang Zi’s butterfly dream. Achille Mbembe conceives the notion of necropolitics as the political making of spaces and subjectivities in an in-between of life and death. The colony, the slavery plantation and trade are the origins of necropolitical practices where vast populations are subjugated to conditions of life in the state of living dead. Necropolitcs entails a necroeconomy, and the most illustrative examples would be the denying of climate crisis and the privatisation of public services. Réalité Simulée presents us with a regenerative futurism where we never die, exist in-between, and plaster over the deteriorated body and soul with rendered skin. Is the soul – the self or the ego – still inside the artificial skin? The skin-ego is supposed to distinguish what belongs to the self and what does not, to differentiate between one’s own wishes, and those of other people, to demarcate the inner reality from the reality of the biological body and the outer world.2 Nevertheless, the skin is this interface – the sheet that makes up the ego, with reference to computing terms.
If the predictions of the future are always almost untrue, what Réalité Simulée offers is an imagination, rather than a prediction.
Joni Zhu
1 Edouard Glissant and Pierre Jores, “From Introduction to a Poetics of the Diverse”, An International Poetics Symposium, Vol. 26, No1, 1999, pp.119-121
2 Andrzej Werbart, “The Skin is the Cradle of the Soul”: Didier Anzieu on the Skin-Ego, Boundaries, and Boundlessness, Journal of the American Psychoanalytic Association, 2019;67(1), pp.3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