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ID, SOFT, IMAGE 솔리드, 소프트, 이마주

2021. 9. 24 - 2021. 10. 12 


임하영 개인전 




장소 | 온수공간 1F
후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2 - 7 PM, 휴관 없음 


*오픈일 (9.24)은 오후 4시부터 관람이 가능합니다.
*별도의 예약없이 방문 가능합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출입명부를 작성해주세요.
*전시장 인원이 층당 4명 이상라면, 조금 기다리셨다가 관람 부탁드립니다.





이번 전시에는 오랫동안 쓰인 고전적인 마감재들이 주요 소재로 쓰였다. 요즘같이 눈이 부시고 강박적 구성의 외양을 자랑하는 디자인과 달리, 소리 없이 그 시간의 흐름과 단단함을 보여주어 시끄럽지 않고, 피곤하지 않은 모양새다. 이러한 단단한 것들은 여러 가지 잔상이 지었다 사라지는 스크린과 같은 지지체 역할을 한다. 그 사이사이엔 우리들이 흘린 유해하고 피곤한 것, 혹은 기분, 기억들이 흘러들어 뒤섞이면서 처음과 시간이 흐른 뒤의 대상은 달라져있다. 건축 구조물의 표피는 시대적 흐름과 취향에 의해 동시대적인 패턴을 띈다. 오래된 테라조 바닥이나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타일의 외벽, 콘크리트 담벼락, 유행을 따라 만들어진 파사드. 그것들은 다양한 풍경을 낳으며 서로 융합되어 하나의 시대적 패턴으로 뭉뚱그려져 보인다. 그 속에서 지어짐과 부서짐이 반복되는 것을 관찰하며 미세한 그 틈 사이를 지나다니면 아주 느리고 세세하게 세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동시대성과 나라는 주체의 실재성이 느껴진다.

 베르그송의 ‘이마주’는 단순한 이미지 표상이 아닌 생성소멸, 변화의 양태를 아우르는 시간적 현상이었다. 우리가 실체라고 생각하는 이미지는 그 변화의 가운데 인지할 수 있는 중간적 이미지일 뿐이다. 캔버스에 중간 이미지로 평균화된 마감재 표면 이미지는 실재에 있을 것 같지만 실존하지 않는 이미지이고 그 위에 원하는 형태와 형식의 일상적, 시대적 기억의 이미지를 중첩한다. 이마주는 실체도 아니고 허상도 아닌 실재의 일부라는 개념으로 이를 바탕으로 일상의 이미지들은 축적되고 결합하여 캔버스 위에 완성된다. 시각적 특성은 무늬, 색, 모양의 회화만의 고유한 수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주한 물리적 표면의 인상에서 그 마감재가 가진 이미지의 규칙성을 찾고 재현하는 회화적 행위는 또다시 나의 실재성을 확인하고 단단한 지지체를 느끼게 하는 행위이다. 

임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