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ecdote of the Bubble 버블의 때





2020. 3. 26 – 4. 16



이시내 개인전

<전시종료>


협력기획 | 문한알
주최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장소 | 온수공간 2-3F
관람시간 | PM 1 - 7, 휴관없음 




빌려 쓰는 감각을 측정하기 

이시내 작가의 개인전 《버블의 때》는 집과 그곳에 사는 사람을 탐구한다. 더 정확하게는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공간에 계약된 기간 동안 거주하고 있는 사람과 주거 공간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측정한다. 본래 주거 공간은 개인이 자아에 구체적인 실체를 부여하려는 시도와 결부되어왔다. 그렇기에 집은 자아의 상징으로서 거주하는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또 개인이 자신만의 질서를 만들어 거주하는 곳을 온전히 통제하거나 그곳에 뿌리를 내려 안정감을 획득하는 것을 상상하게 한다. 그러나 집이 상품이 되고, 특정한 집의 소유 자체가 특수한 계층을 상징하기도 하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집(home)과 집(house) 사이의 거리는 멀어진 지 오래다. 

 전시 제목 ‘버블의 때’는 부동산 버블의 꼭짓점을 향한 오래된 환상, 그 이면에 지속되고 있는 심리적 불순물을 가리킨다. 작가는 세입자로 살고 있는 스무 명의 이야기에 집중해 집을 둘러싼 그들의 내적 갈등을 드러낸다. 특히 작가가 주목한 것은 주거 선택에 있어 투자나 효율 혹은 개인적 상황으로 인해 취향이나 심미적 요소가 후순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집의 풍경, 세입자와 부동산 플랫폼의 정보는 작품에 중첩되어 집에 대한 양가적 시선으로 야기된 크고 작은 충돌을 감지하게 한다. 그리고 이는 관람자로 하여금 섣부른 판단보다는 복잡다단한 개인의 사정에 주목하도록 이끈다. 

이시내 작가는 유휴공간이나 폐허, 혹은 재개발을 앞둔 아직 규정되지 않은 도시의 공간에 관심을 가져왔다. 현재 그가 주목하는 공간은 개인적인 거주 공간, 특히 전셋집의 내부이다. 작가가 선택한 공간이 이전보다 개인적인 성격을 띠는만큼 작품에서도 거주자의 취향이나 감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의 작품은 긴밀한 인터뷰로부터 시작되는데 작가는 타인의 흔적과 세입자의 취향이 공존하는 어색한 장면을 포착하고, 촬영한 집 속 장면들과 소지품 그리고 세입자와의 대화를 서로 짝 지워 전시장 곳곳에 변주하여 설치한다.  

<한시적 평형상태>를 비롯한 대부분의 작품은 앞면과 뒷면을 가진다. 그리고 양쪽 면은 서로 대조를 이룬다. 이는 실제 작품이 제작된 방식, 그리고 내용의 구성, 모두를 의미한다. 한 면은 특정 시기에 유행했던 인테리어 양식이 혼재해 있거나 여러 세입자의 흔적이 중첩된 집의 내부를 보여주고, 다른 한 면은 거주자가 아끼는 소지품을 통해 특정한 개인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은 엽서, 잡지, e북, 광고, 유튜브 영상을 차용하는데, 이들은 서점, 개인의 방에 놓인 듯 제시되거나 전시장 벽에 접혔다 펼쳐지며 전시 공간을 간섭한다. 이로 인해 전시장과 세입자의 공간은 서로 이접되고 세입자와 그가 사는 공간 사이에 존재하는 불투명한 막이 드러나게 된다. 

한 개인이 사는 공간을 어느 누구의 소유라고 명확히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긴장 상태, 그리고 이러한 상태를 지속하게 하는 이면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작품에서 발견되는 불협화음이 낯설지 않음을 상기해볼 때, 집과 사람의 관계도가 어떠한 형태를 띠고 있는지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집과 개인의 관계가 흐릿해진 오늘, 이 전시는 얄팍한 부동산 버블 안팎의 환호와 탄식, 그리고 그 사이에서 부유하는 우리의 모습을 상기시킨다. 

글 문한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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