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THE BELLY OF MONSTRO: 경복 (鯨腹)



2020. 1. 16 – 2. 4


구민자 개인전 




기획 | 구민자, 이지원
후원 | 서울문화재단
장소 | 온수공간 2-3층
관람시간 | PM 12 - 7, 휴관없음 / 오프닝 1. 16(목) PM 6 - 8






몬스트로(Monstro)는 애니메이션 ‹피노키오›(1940)에 등장하는 고래를 닮은 바다괴물의 이름이다. 피노키오를 찾아 바다로 나선 목수 제페토는 바다 한가운데서 몬스트로한테 잡아 먹히고 만다. 하지만 몬스트로의 몸 속은 텅 비고 막다른 동굴 같아서, 제페토는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한 후 배설되는 대신 고래 뱃속에서 물고기를 낚시해 먹으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낸다. 이 전시의 제목 중 ‘In the Belly of Monstro’는 이 몬스트로의 뱃속을 뜻하고, ‘경복’은 고래 경(鯨)에 배 복(腹)을 쓴 조어다.

겐트의 한 아파트에서 지낸 약 2년 동안, 구민자는 먹고 마신 뒤 남은 것들— 각종 껍질과 꼭지와 용기와 봉지—을 모았다. 겐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직전인 2018년 2월, 총 382종으로 분류된 수백 개 물건을 진열해 보여주는 전시를 아파트에서 열었다. 철저하고 엄격한 수집의 결과처럼 보이지만, 그보다는 차마 버리지 못한 것들이 점점 쌓여가면서 구성된 풍경에 가깝다.

버리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매일의 섭취와 소비에 감탄하는 것이기도 하고, 무언가를 쓰레기로 규정하기 직전의 상태에서 망설이는 것이기도 하다. 때로는 시시하고 비루한 것들의 예쁨에 그저 무한정 매료되는 것이기도 하다. 공통점은 하나 같이 비생산적이라는 점인데, 구민자는 이 비생산적인 행위에 몰두하기 위해 생활의 시간과 공간을 할애하고 삶의 방식을 바꿨다. 아주 부지런하게 게으르고, 고집스럽게 머뭇거리는 이 실천은 실제로 행하거나 만든 것에서도 보이지만, 또한 그럼으로써 하지 않거나 없어진 것에서도 나타난다. 원칙적으로는 먹고 마시기만 한 것이니까.

이번 전시는 겐트에서 시작된 ‹Inside the Belly of Monstro: 경복›의 첫 번째 버전과 이후 서울 보광동에서 이어간 두 번째 버전,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갖가지 탐구로 구성된다. 감자 한 알에서 벗겨낸 껍질로 콜라주를 제작하고, 포도 한 송이에서 나온 모든 포도알을 그리고, 씨앗과 음료수 병을 실리콘 틀로 떠서 얼음 조각으로 만들었다. 이 모두는 구민자가 먹고 마셔서 이 세상에서 없애 버린 것들이다.


이지원(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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